1.개요
《카우보이 비밥(カウボーイビバップ)》은 선라이즈가 제작한 오리지널 TV 애니메이션으로, 별도의 원작 소설이나 만화 없이 기획된 작품이다. 감독은 와타나베 신이치로, 캐릭터 디자인은 카와모토 토시히로, 음악은 칸노 요코가 맡았다. 2071년 태양계를 배경으로 낡은 우주선 비밥호에 탄 현상금 사냥꾼들의 에피소드식 모험을 그리며,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스페이스 웨스턴 정서에 재즈·블루스 중심 음악을 결합한 연출로 국내외에서 애니메이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1998년 4월 TV도쿄에서 방영을 시작했으나 폭력성 등 방송 규제를 이유로 일부 회차만 방영된 뒤 조기 종영되었고, 같은 해 10월부터 위성방송 WOWOW에서 전 26화 완전판이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1999년 투니버스가 초호화 성우진을 기용해 더빙 방영했다.
2.줄거리
2071년, 화성을 중심으로 한 태양계 전역에 인류가 이주해 살아가는 시대. 한때 화성의 거대 범죄 조직 '레드 드래곤 신디케이트'의 조직원이었던 스파이크 스피겔은 동료 줄리아를 사랑하게 되면서 조직을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의형제처럼 지내던 동료 비셔스와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고 결국 자신의 죽음을 위장한 채 줄리아와 함께 도피하려 한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하고 줄리아는 홀로 자취를 감추며, 스파이크는 비셔스에게 한쪽 눈과 팔을 잃는 중상을 입은 채 조직을 등지고 현상금 사냥꾼(카우보이)이 된다.
전직 ISSP(우주 경찰) 수사관 출신으로 왼팔을 의수로 대신하는 제트 블랙과 콤비를 이룬 스파이크는 낡은 우주선 비밥호를 타고 태양계 각지를 돌며 현상금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사기 도박과 절도를 일삼던 전직 카지노 딜러 페이 발렌타인이 우연히 합류하고, 이후 천재 해커 소녀 에드워드(에드)와 유전자 조작으로 높은 지능을 갖게 된 웰시코기 '아인'까지 가세하며 비밥호는 다섯(개 포함) 식구의 현상금 사냥 팀으로 완성된다. 이들은 매회 태양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현상금 사건에 휘말리며 저마다 잊고 싶은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한편 페이는 20세이던 2014년 우주선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냉동수면에 들어갔다가 54년 만인 2068년에 해동되어, 사고 이전의 기억을 대부분 잃은 채 빚에 쫓기는 신세로 현상금 사냥꾼 생활을 시작했음이 드러난다. 에드는 천체물리학자로 추정되는 아버지 애플델리 시니즈 헤사프 류토펜에게 사실상 버림받다시피 한 과거를 지녔고, 아인은 정부 실험시설에서 탈주해 애완동물 절도범 압둘 하킴의 손을 거쳐 비밥호에 흘러든 사연이 있다.
이야기가 종반으로 향하며, 에드는 오랜만에 재회한 아버지를 따라 아인과 함께 비밥호를 떠난다. 그 직후 화성에서 레드 드래곤의 실권을 노리던 비셔스가 조직을 이끌던 원로들에 대한 쿠데타를 감행해 이들을 척살하고 조직을 장악한다. 홀로 도피 생활을 하던 줄리아 역시 비셔스의 추적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스파이크에게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하고, 두 사람은 3년 만에 재회한다. 그러나 재회의 기쁨도 잠시, 줄리아는 비셔스 측 조직원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다.
연인을 잃은 스파이크는 홀로 레드 드래곤의 본거지로 향해 비셔스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조직원들을 하나씩 뚫고 옥상에서 비셔스와 마주한 스파이크는 격렬한 사투 끝에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스파이크는 비셔스의 가슴에 총을 쏘아 그를 쓰러뜨리지만 자신도 비셔스의 칼에 배를 베인 상태였다. 마지막 힘을 짜내 손가락으로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한 뒤 계단 아래로 사라지는 스파이크의 생사는 명확히 그려지지 않은 채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며,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는 이를 '보는 사람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야기는 이후 홀로 남겨진 제트가 비밥호를 지키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3.특징
카우보이 비밥은 원작 없이 선라이즈가 독자적으로 기획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임에도 재즈·블루스·록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칸노 요코의 음악, 각 에피소드를 재즈 세션에 빗댄 'Session' 표기,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스페이스 웨스턴을 결합한 각본으로 1990년대 후반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이자 세계적 걸작으로 꼽힌다. 폭력성과 선정성 등을 이유로 일본 지상파 TV도쿄에서 조기 종영되고 위성방송 WOWOW에서야 완전판이 방영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미국에서는 카툰네트워크의 성인 대상 편성 '어덜트 스윔'을 통해 방영되며 서구권 애니메이션 팬덤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극장판 '천국의 문'(2001)이 별도 제작되었고, 2021년에는 넷플릭스가 존 조 주연의 실사 드라마로 리메이크했으나 혹평 속에 시즌1만으로 제작이 종료되었다. 한국에서는 1999년 투니버스가 초호화 성우진을 기용한 더빙으로 방영해 완성도 높은 로컬라이징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